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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풍, 참고 넘기면 오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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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감수 허지영 대표원장

"애 낳고부터 손목이 시려요. 다들 그렇다고 해서 참았는데 1년이 됐습니다."

이 말씀을 들으면 저는 조금 안타깝습니다. 참을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출산 뒤 몇 달은 다시 맞추는 시기입니다

임신 중에 몸은 크게 달라집니다. 관절을 붙잡는 힘이 느슨해지고, 무게중심이 앞으로 나가고, 골반이 벌어집니다. 아기가 나올 길을 만드느라 몸이 스스로 그렇게 한 겁니다.

출산하면 그걸 되돌립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안 됩니다. 몇 달에 걸쳐 서서히 제자리를 찾습니다.

이 몇 달이 특별합니다. 조직이 아직 무른 상태라 잘 움직이고, 그만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어디로든 자리를 잡습니다.

하필 그때 몸을 제일 험하게 씁니다

그리고 그 시기에 무슨 일이 벌어집니까.

두세 시간마다 깨서 아기를 안습니다. 한쪽 팔로 받치고 반대 손으로 젖병을 듭니다. 등을 말고 몇 시간을 먹입니다. 잠은 토막나고, 앉는 자세는 무너지고, 손목은 하루 종일 씁니다.

조직이 제일 무른 시기에, 몸을 제일 험하게 씁니다. 손목이 시리고 어깨가 결리고 허리가 아픈 게 당연합니다.

그리고 그 자세로 자리를 잡습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무른 조직은 잘 늘어나고, 늘어난 채로 몇 달이 지나면 그 상태에서 굳습니다. 그때쯤 아기는 좀 자라서 손이 덜 가는데, 몸은 이미 그 자세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1년쯤 지나 "이제 좀 살 만한데 몸이 안 돌아온다"는 말씀을 하시게 됩니다. 안 돌아오는 게 아니라 돌아올 시기를 지난 겁니다. 아주 못 고치는 건 아닌데, 그때 하는 것보다 오래 걸립니다.

참아서 없어지는 게 아니라, 참는 동안 자리를 잡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채우는 것과 푸는 것을 같이 봅니다. 출산으로 크게 쓰고 못 채운 것은 채워야 합니다. 그런데 채우기만 하고 굳은 자리를 두면, 굳은 채로 튼튼해집니다.

수유 중이면 그것도 봅니다. 이 시기에 쓸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을 가려서 씁니다. 말씀해 주시면 그에 맞춰 짭니다. (임신 중·수유 중 한약)

그리고 안는 자세를 봅니다. 이게 의외로 큽니다. 하루에 수십 번 하는 동작이라, 조금만 바꿔도 몇 달치가 달라집니다.


"다들 그렇다"는 말은 맞습니다. 다들 그렇게 몸을 씁니다.

다만 다들 그렇다고 해서 그대로 둬도 되는 건 아닙니다. 지금이 제일 손대기 쉬운 시기입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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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기술과학 분야 15종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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