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의 효과와 부작용은 같은 자리에서 나옵니다
"한약은 순해서 오래 먹어도 괜찮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저는 이 말을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약이 몸에 작용한다는 것은, 몸의 어떤 스위치를 누른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효과를 내는 그 스위치가, 지나치면 부작용을 내는 바로 그 스위치인 경우가 많습니다. 효과와 부작용은 서로 다른 두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대개 한자리에서 나옵니다. 저는 이것을 환자분께 꼭 말씀드립니다.
감초를 예로 들면
가장 흔하고 순하다고 여겨지는 감초를 보겠습니다. 감초의 한 성분은 몸 안에서 장내세균을 거쳐 활성 물질로 바뀌고, 이 물질은 콩팥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을 끄는 효소를 억제합니다. 그 결과 몸은 나트륨을 붙잡고 칼륨을 내보내며, 이것이 점막을 다독이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이로운 작용의 일부가 됩니다.
그런데 같은 작용이 지나치면 몸이 물과 나트륨을 과하게 붙잡아 혈압이 오르고, 칼륨이 빠져 힘이 없고 부정맥이 생길 수 있습니다. 효과를 내던 바로 그 기전이, 선을 넘으면 그대로 부작용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고혈압·심장·콩팥이 약하거나 이뇨제를 드시는 분께는 감초가 든 처방을 특히 조심합니다.
여기까지는 확립된 약리학입니다. 감초의 이 작용과 그로 인한 전해질 문제는 잘 정리되어 있고, 저 역시 진료 중에 이 점을 다시 확인하며 제 생각을 바로잡은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태도입니다. 저는 "안심하고 오래 드셔도 된다"는 말 대신, "이 약은 이런 자리를 누르고, 그래서 이런 경계가 있다"고 말씀드리는 편을 택합니다. 약을 낮춰 보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는가
저는 약을 고를 때 효과만 보지 않고, 그 효과가 어느 스위치에서 나오는지, 그 스위치가 이 환자에게 위험하지는 않은지를 함께 봅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몸의 조건이 다르면 다른 약을 씁니다. 그리고 필요한 만큼만, 필요한 기간만 쓰고 물러나는 것을 원칙으로 삼습니다.
병원에 먼저 가야 하는 경우 — 스스로 약을 짓지 마십시오
이 글은 특정 약재를 권하거나 말리는 글이 아닙니다. 한약재는 인터넷 정보만 보고 스스로 달여 드시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혈압약·이뇨제·심장약을 드시는 분, 콩팥·간 기능이 약한 분은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하셔야 합니다. 약을 드시는 중에 갑자기 붓거나, 힘이 빠지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면 복용을 멈추고 진료를 받으십시오.
마지막으로
순한 약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확히 쓰이면 순하고, 함부로 쓰이면 세지는 것입니다. 저는 약의 이로움만 이야기하는 사람을 오히려 경계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효과와 경계를 함께 말할 수 있어야, 그 약을 제대로 아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