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는 붙었다는데 계속 아프다면
"엑스레이는 깨끗하대요. 잘 붙었대요. 그런데 왜 아직 아플까요."
골절이나 큰 타박을 겪고 몇 달이 지난 뒤에 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검사상으로는 다 나았습니다. 뼈는 붙었고, 깁스도 풀었고, 의사 선생님도 문제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픕니다. 무겁고, 부기가 완전히 안 빠지고, 관절이 끝까지 안 펴지고, 날이 궂으면 더합니다. 살짝 스쳐도 찌릿한데 정작 그 부위 감각은 둔합니다.
이런 분께 저는 "뼈가 안 붙어서"라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뼈는 붙었는데, 뼈 주변이 아직 회복을 못 마친 것입니다.
뼈만 다치는 것이 아닙니다
부러진 것은 뼈입니다. 그런데 그때 함께 다치는 것은 뼈만이 아닙니다.
뼈를 감싼 골막, 관절을 싸고 있는 주머니, 인대와 힘줄, 근육과 그 사이를 지나는 얇은 막, 피부 아래의 물길, 그리고 그 안을 지나는 미세한 신경과 혈관이 전부 함께 눌리고 찢기고 부어오릅니다.
엑스레이는 뼈를 봅니다. 뼈가 붙었는지는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뼈 주변의 이 조직들이 원래 물성을 되찾았는지는 사진에 잘 나오지 않습니다.
저는 여기서 통증이 남는다고 봅니다.
회복이 멈춘 자리에서 벌어지는 일
다친 뒤 조직은 붓습니다. 붓는 것 자체는 복구 과정입니다. 문제는 그 부기가 제때 빠지지 않고 오래 머물 때 생깁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림프는 심장이 밀어주지 않습니다. 혈액은 심장이라는 펌프가 밀어내지만, 조직 사이에 고인 물을 걷어내는 림프는 그런 펌프가 없습니다. 림프가 흐르려면 근육이 움직이고, 숨을 쉬고, 관절이 굽혔다 펴져야 합니다. 림프관 자체도 스스로 조금씩 짜내지만, 대부분의 힘은 우리가 몸을 쓸 때 나옵니다. 이것은 확립된 생리학입니다.
그런데 다친 부위는 어떻습니까. 아프니까 안 움직입니다.
여기서 고리가 하나 닫힙니다.
아프다 → 안 움직인다 → 물이 안 빠진다 → 조직이 무겁고 뻣뻣해진다 → 더 아프고 더 안 움직인다.
이 고리가 몇 달 돌면, 조직은 원래의 부드럽고 미끄러운 성질을 잃습니다. 물을 머금은 채 굳고, 층과 층이 서로 미끄러지지 못하고 들러붙습니다. 그러면 관절은 끝까지 안 펴지고, 근육은 늘 방어하듯 힘이 들어가 있고, 살짝만 건드려도 신경이 과하게 반응합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이 통증을 이해하는 방식입니다. 부기와 유착, 관절 구축이 회복을 방해한다는 것은 재활의학에서도 다루는 내용이고, 저는 여기에 "조직의 물성이 변했다"는 관점을 더해서 봅니다.
그래서 "쉬세요"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급성기에는 쉬어야 합니다. 그건 맞습니다.
그런데 그 시기가 지난 뒤에도 계속 아껴 쓰기만 하면, 위의 고리가 계속 돕니다. 회복의 마지막 구간은 움직임이 만듭니다. 물을 빼는 것도, 들러붙은 층을 다시 미끄럽게 하는 것도, 감각을 되돌리는 것도 결국 그 부위를 다시 쓰면서 일어납니다.
문제는 아파서 못 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순서가 필요합니다.
저는 쓸 수 있는 상태를 먼저 만들고, 그다음에 쓰게 하는 쪽으로 봅니다. 고인 물이 빠질 길을 열고, 방어하듯 굳어 있는 근육을 풀고, 둔해진 감각이 돌아오게 하고, 그 위에서 움직임을 조금씩 되돌립니다.
한약을 쓸 때도 같은 생각입니다. 한 가지를 세게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미는 쪽·받는 쪽·빼는 쪽·붙잡는 쪽이 함께 움직이도록 짭니다. 조직의 환경이 회복 가능한 상태로 돌아오면, 붙이고 고치는 일은 몸이 합니다. (한약은 무엇을 하는가)
나이가 들수록 이 구간이 길어집니다
젊은 사람은 이 마지막 구간을 저절로 통과합니다. 아파도 며칠이면 쓰고, 쓰다 보면 풀립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다릅니다. 근육이 적고, 순환이 느리고, 감각이 둔하고, 무엇보다 넘어질까 무서워서 안 씁니다. 압박골절이나 고관절 골절 뒤에 통증과 부기가 오래 남고 기력까지 함께 떨어지는 분이 많은 이유가 여기 있다고 저는 봅니다. 스테로이드를 오래 쓰신 분, 골다공증이 있는 분에서도 이 구간이 유독 깁니다. (나이 들며 굳어가는 몸)
병원에 먼저 가야 하는 경우
낫지 않는 통증을 전부 "회복이 덜 된 것"으로 여기면 위험합니다. 다음은 반드시 정형외과 진료를 먼저 받으십시오.
-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경우 (좋아지다 멈춘 것과 다릅니다)
- 그 부위가 붉고 뜨겁고 열이 나는 경우 — 감염이나 골수염일 수 있습니다
- 다친 부위가 다시 어긋나 보이거나 체중을 못 싣는 경우
- 피부색이 변하고, 털이나 땀이 이상해지고, 살짝 스쳐도 극심하게 아픈 경우 —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을 확인해야 합니다
- 골절 병력이 있으면서 키가 줄거나 등이 굽는 경우 — 다른 척추뼈의 골절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뼈는 붙었는데 왜 아프냐"는 질문에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뼈가 붙는 것은 회복의 시작이지, 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기가 빠지고, 굳은 것이 풀리고, 감각이 돌아오고, 다시 쓸 수 있게 되는 것까지가 회복입니다. 그 구간에서 멈춰 있는 몸이 있고, 저는 그 몸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일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