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과 어깨가 아무리 풀어도 다시 뭉친다면
목과 어깨가 늘 뭉쳐 있습니다. 풀어도 며칠이면 돌아옵니다.
이런 분들은 마사지를 받고, 스트레칭을 하고, 자세를 고쳐 봅니다. 그때는 시원한데 얼마 못 갑니다. 자세 탓, 베개 탓, 스트레스 탓이라는 말을 듣지만 무엇을 바꿔도 잘 낫지 않습니다.
저는 이럴 때 뭉친 근육을 힘으로 풀기 전에, 그 근육이 왜 쉬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하고 있는지를 먼저 봅니다.
근육은 게을러서 뭉치지 않습니다
목과 어깨의 근육 중에는 원래 목을 움직이는 일을 하다가, 필요할 때 숨쉬기를 거드는 근육들이 있습니다. 목 앞옆의 근육, 어깨를 끌어올리는 근육, 갈비뼈 사이의 근육이 그렇습니다. 평소 조용히 숨 쉴 때는 이들이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횡격막이 대부분의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숨을 얕고 잦게 쉬는 습관이 자리 잡으면, 횡격막이 충분히 일하지 못하고 목과 어깨의 이 보조 근육들이 대신 나섭니다. 문제는 이들이 하루 종일, 자는 동안에도 조금씩 계속 동원된다는 점입니다. 쉬어야 할 근육이 쉬지 못하니 풀어도 며칠이면 다시 뭉칩니다. 원인이 자리에 그대로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는 호흡 생리로 설명되는 부분입니다. 얕은 흉식 호흡에서 목·어깨의 보조호흡근이 과하게 쓰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임상의 시각입니다. 저는 만성적인 목·어깨 결림의 상당수가 '자세'만의 문제가 아니라 호흡이라는 축이 근육에 남긴 흔적이라고 봅니다. 얕은 호흡은 긴장에서 오고, 긴장은 다시 호흡을 얕게 만듭니다. 그 고리 안에서 목과 어깨는 계속 동원됩니다. 그래서 뭉친 자리만 풀면 원인이 남고, 곧 되돌아옵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는가
저는 두 가지를 같이 합니다.
첫째, 이미 굳은 조직을 되돌립니다. 오래 뭉친 근육과 그 주변 조직은 힘으로 우두둑 꺾어 풀면 곧 반발하며 다시 굳습니다. 저는 서서히 무르게 만드는 방식으로 긴장을 낮춥니다. 급하게 늘리지 않습니다.
둘째, 근육이 다시 일하지 않게 상류를 바꿉니다. 횡격막이 제 몫을 하도록 호흡을 되돌리면, 목과 어깨의 보조 근육들이 비로소 쉴 수 있습니다. 여기가 풀려야 '풀어도 돌아오는' 고리가 끊어집니다.
병원에 먼저 가야 하는 경우
목·어깨 통증에도 놓치면 안 되는 신호가 있습니다. 팔로 저림이나 힘 빠짐이 내려가거나, 목을 움직일 때 팔로 전기가 흐르듯 아프거나, 밤에 통증으로 깨거나, 원인 없이 체중이 줄고 있다면 먼저 정밀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목 디스크의 신경 압박, 드물게는 다른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모든 목·어깨 결림이 호흡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자세, 반복 작업, 디스크, 관절의 문제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해도 며칠이면 돌아오는 뭉침이라면, 그 근육이 왜 쉬지 못하는지를 한 번은 물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풀어도 돌아오는 뭉침은, 근육이 게을러서가 아니라 어딘가에서 계속 불려 나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 부름을 멈추게 하는 것이 진짜 치료입니다. 목과 어깨만 보지 않고, 왜 그 근육이 대신 일하고 있는지를 함께 찾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