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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2026년 7월 16일

혈당을 낮추는 노란 가루 — 베르베린 하나를 끝까지 따라가 봅니다

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의료 감수 허지영 대표원장

요즘 베르베린이라는 이름을 아시는 분이 부쩍 늘었습니다. 진료실에서도 먼저 물어보시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한약에서는 황련(黃連)이나 황백(黃柏) 같은 약재의 쓰고 노란 성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관심을 가지신 분이 많아진 만큼, 조금 더 정확하고 자세하게 말씀드리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이 성분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만큼, 이 성분이 몸에서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 아시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치자 한 가지를 끝까지 따라가 본 적이 있습니다. (장이 켜 주어야 작동하는 약) 오늘은 베르베린으로 같은 일을 해 보겠습니다. 이 성분을 끝까지 따라가면, 왜 "천연이라 안전하다"는 말이 저에게는 아무 뜻이 없는지가 다시 한번 드러납니다.

먼저, 이 약도 그대로는 거의 흡수되지 않습니다

베르베린을 입으로 먹으면 몸에 흡수되는 비율이 1%도 되지 않습니다. 거의 다 장을 그냥 통과해 버립니다.

여기서 대부분의 이야기가 멈춥니다. "흡수도 안 되는 게 무슨 약이냐"고요.

그런데 실제로는 혈당이 떨어집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베르베린은 혈당을 낮추는 정도가 당뇨약(메트포르민)과 비슷했다고 보고되었습니다.[1] 다만 규모가 작은 연구입니다.

오해가 없도록 미리 말씀드립니다. 이것은 성분에 대한 연구 결과이지, 제가 당뇨를 한약으로 치료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당뇨는 주치의의 관리를 받으셔야 합니다. 이 글은 이 성분이 몸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하는 글입니다.

흡수가 거의 안 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납니까. 이 모순이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답의 절반은 또 장에 있습니다. 장에 사는 세균이 베르베린을 디하이드로베르베린이라는 형태로 바꿔 주면, 그때는 흡수율이 몇 배로 올라갑니다.[2] 흡수된 뒤 다시 원래 형태로 돌아가 피를 타고 돕니다.[2] 세균이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이 약도 그 사람의 장이 켜 주는 약입니다. (같은 한약인데 왜 사람마다 다르게 들을까)

그런데 답의 나머지 절반은 더 흥미롭습니다. 베르베린은 피에 많이 들어가지 않아도 일을 합니다. 왜냐하면 이 약이 일하는 자리 중 하나가 장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베르베린이 장·대사·혈당·지질의 여러 축에 동시에 작용하는 방식

켜진 다음, 이 성분은 한 가지 일만 하지 않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제가 이 성분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베르베린은 한 군데에 가서 한 가지 일을 하지 않습니다. 여러 축을 동시에 건드립니다.

무엇을 하는가 근거의 무게
대사 · 에너지 센서 세포의 연료 감지 스위치(AMPK)를 켭니다. 몸이 "연료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켜지는 그 스위치입니다. 그러면 세포가 당을 더 끌어다 씁니다 실험·동물 다수, 사람 일부
장내 미생물 장내세균의 구성을 바꿉니다. 짧은사슬지방산(부티르산 등)을 늘리는 쪽으로 — 이것이 혈당·염증에 영향을 줍니다 동물 다수, 사람 일부
혈당 간이 당을 새로 만들어 내는 속도를 늦추고, 근육이 당을 받아들이도록 돕습니다 사람 임상 있음[1]
지질 간이 콜레스테롤을 처리하는 수용체를 늘려, 나쁜 콜레스테롤을 끌어내립니다 사람 임상 있음[1]

한 가지 성분이 네 개의 축을 동시에 건드립니다. 그리고 이것이 왜 중요하냐면 — 대사증후군은 원래 한 축만 무너진 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혈당, 지질, 혈압, 염증, 장 상태가 서로 얽혀 함께 흔들립니다. 그런 상태를 되돌리려면 여러 축을 동시에 조금씩 미는 편이, 한 축을 세게 누르는 것보다 나을 때가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말하는 환경을 바꾼다는 것입니다. 저는 당 수치 하나를 억지로 끌어내리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않습니다. 몸이 스스로 당을 다루는 힘을 되찾도록, 그 주변 환경을 함께 손보는 것입니다. (덜 먹는데 왜 안 빠질까 — 인슐린 저항성의 자리)

다만 저는 이 말을 자랑으로 쓰지 않겠습니다. 바로 이 성질 때문에 이런 약은 증명하기가 어렵습니다. 무엇이 무엇을 했는지 딱 잘라 가려내기가 힘듭니다. 저는 이 약점을 인정합니다.

그러면 주의할 것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좋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제 반대쪽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의 이야기만 아시고 뒤를 모르시면, 제가 글을 쓴 보람이 없습니다.

이 약은 다른 약의 농도를 끌어올립니다

베르베린은 몸이 약을 분해하는 통로 두 개를 막습니다. 하나는 간의 분해 효소(CYP3A4 계열), 다른 하나는 장에서 약을 도로 밀어내는 펌프(P-당단백질)입니다.

이 두 통로는 다른 수많은 약들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 길을 막으면, 함께 먹은 다른 약이 몸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농도가 올라갑니다.

실제로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를 드시는 분이 베르베린을 함께 먹었더니, 면역억제제의 혈중 농도가 올라간 것이 사람에게서 확인되었습니다.[3] 이 약은 농도의 폭이 아주 좁은 약입니다. 그런 약의 농도가 흔들리는 것은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혈당약, 혈압약, 항응고제(피를 묽게 하는 약)를 드시는 분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혈당을 낮추는 약에 혈당을 낮추는 성분이 겹치면, 혈당이 너무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천연이라 약과 같이 먹어도 되겠지"라는 생각은, 이 성분에 관한 한 정확히 반대입니다.

아주 어린 아기에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베르베린에는 오래전부터 알려진 또 하나의 성질이 있습니다. 이 성분이 핏속에서 빌리루빈(황달을 일으키는 색소)이 붙어 있는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는 실험 보고입니다.[4]

평소 빌리루빈은 알부민이라는 단백질에 붙잡혀 있습니다. 베르베린이 그 자리를 나눠 쓰게 되면 붙잡히지 않은 빌리루빈이 늘 수 있다는 것이고, 신생아는 아직 빌리루빈을 처리하는 기능이 여물지 않은 시기라 이 부분은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임신·수유 중에도 마찬가지로 조심스럽게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5]

다만 오해가 없도록 덧붙이겠습니다. 이것은 성분 하나를 따로 뽑아 놓고 본 실험 이야기입니다. 황련이라는 약재를 처방 안에서 어떻게 쓰는지는 또 다른 문제이고, 아기에게 무엇을 쓸지는 진료하는 의료진이 상태를 보고 판단할 일입니다. 저는 여기서 그 판단을 대신하지 않겠습니다.

이 성질도 따로 생긴 것이 아닙니다. 이 성분이 몸의 여러 곳에 잘 달라붙는 그 성질에서 함께 나옵니다. 효과를 만드는 성질과, 지나쳤을 때 부담이 되는 성질이 같습니다. (약의 효과와 부작용은 같은 자리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씁니다

이 기전을 알기 때문에, 저는 이런 성분을 다룰 때 몇 가지를 반드시 확인합니다.

드시는 약을 전부 여쭙니다. 이것부터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상호작용 때문입니다. "영양제는 약이 아니니 말 안 해도 되겠지" — 이 생각이 사고를 만듭니다.

양을 정합니다. 많이 쓴다고 더 듣는 약이 아닙니다. 어느 선을 넘으면 이로움은 멈추고 속쓰림·설사 같은 부담만 올라갑니다. (센 약이 좋은 약일까)

기간을 정하고, 혈당을 함께 봅니다. "좋아질 때까지 계속"은 계획이 아닙니다. (약을 언제 끊어야 하는가)

임신 가능성, 수유 여부를 반드시 확인합니다. 방금 말씀드린 이유 때문입니다.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

제가 성분과 기전을 이만큼 자세히 쓰는 이유는, 약이 몸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계실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는 것과 혼자 판단하는 것은 다릅니다.

특히 아래에 해당하시면, 무엇을 드시든 시작하기 전에 저에게 알려 주십시오.

  • 혈당·혈압·심장·이식 관련 약을 드시는 분 — 이 성분과 만나면 그 약의 농도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통로 두 개 때문입니다.
  • 임신 가능성이 있거나 수유 중이신 분 — 이 성분은 권하지 않습니다.
  • 갓난아기 — 황달이 있다면 특히 그렇습니다.

노랗고 순해 보이고 "천연"이라는 말이 붙으면 만만해 보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따라온 경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성분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만만하지 않다는 것이 곧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세다는 뜻입니다. 세면 사람을 보고 써야 합니다.

병원에 먼저 가야 하는 경우

혈당과 관련된 성분을 이야기했으니, 아래는 반드시 말씀드려야 합니다.

  • 식은땀, 손 떨림, 어지럼, 심한 허기 — 혈당이 너무 내려갔을 때의 신호입니다. 당뇨약과 함께 무언가를 드시던 중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즉시 당분을 섭취하고 의료진에게 알리십시오.
  • 눈의 흰자나 피부가 노래짐, 소변이 콜라처럼 진해짐, 오른쪽 윗배가 묵직함 — 간·담즙의 신호입니다.
  • 이식 후 면역억제제나 혈전약 등 폭이 좁은 약을 드시는 분에게 몸의 변화가 생기면, 그냥 넘기지 마십시오.

이 가운데 어떤 것도 "좋아지는 과정"이 아닙니다.

그리고 당뇨·간질환·심장질환을 앓고 계신 분, 임신 가능성이 있는 분은 한약이든 영양제든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알려 주십시오. 저는 그 정보 없이 판단하지 않습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이 글에서 제가 어디까지 확실하고 어디부터 불확실한지, 구분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확립된 것: 베르베린의 흡수율이 매우 낮다는 것, 장내세균이 이를 흡수 가능한 형태로 바꾼다는 것, 그리고 이 성분이 CYP3A4·P-당단백질을 억제해 다른 약의 농도를 올릴 수 있다는 것. 빌리루빈을 알부민에서 밀어낸다는 것도 실험으로 확인된 사실입니다.

사람 임상이 있는 것: 베르베린이 혈당과 지질을 낮춘다는 것 — 규모는 작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있습니다.[1] 다만 큰 규모의 장기 안전성 자료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험·동물 단계인 것: AMPK를 켠다는 것, 장내세균 구성을 바꾼다는 것 — 대부분 세포와 동물에서 확인된 것입니다. 사람에게서 같은 일이 같은 크기로 일어나는지는 더 봐야 합니다.

제 해석인 것: "여러 축을 동시에 미는 것이 대사증후군에 유리하다"는 것 — 이것은 제가 임상에서 세운 틀입니다. 아직 증명된 것이 아닙니다.

이 네 가지는 섞이면 안 됩니다. 섞으면 그럴듯해지지만, 그럴듯한 것과 사실인 것은 다릅니다.


베르베린 하나를 끝까지 따라가 봤습니다.

흡수되지 않는 성분이 있고, 장이 그것을 열어 주고, 열린 성분이 여러 축을 동시에 건드리고, 그 강하게 달라붙는 성질에서 이로움과 위험이 함께 나옵니다.

한약이 신비해서 듣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구체적인 경로를 따라 듣습니다. 그리고 같은 경로를 따라, 다른 약과 만나면 주의가 필요해집니다.

저는 이 경로를 보고 씁니다. 경로를 알면, 양과 기간을 정할 수 있습니다.


근거 — 이 글이 딛고 선 자료

위에서 붙인 번호는 아래 자료를 가리킵니다. 앞의 '정직하게 말씀드리면'에서 나눈 단계와 함께 읽어 주십시오.

  1. Yin J, Xing H, Ye J. Efficacy of berberine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mellitus. Metabolism, 2008. — 새로 진단된 2형 당뇨 환자에서 베르베린의 혈당 강하 효과가 메트포르민과 비슷했고, 지질 개선은 더 나았다는 소규모 임상.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2410097/
  2. Feng R, et al. Transforming berberine into its intestine-absorbable form by the gut microbiota. Scientific Reports, 2015. — 장내세균의 나이트로환원효소가 베르베린을 흡수 가능한 디하이드로베르베린으로 바꾸며, 그 흡수율이 몇 배로 오른다는 것. https://www.nature.com/articles/srep12155
  3. Xin HW, et al. The effects of berberine on the pharmacokinetics of ciclosporin A in healthy volunteers / renal transplant recipients. — 베르베린이 면역억제제(사이클로스포린)의 혈중 농도를 올린다는 사람 대상 보고. 관련 종설: Cyclosporine and Herbal Supplement Interactions. https://pmc.ncbi.nlm.nih.gov/articles/PMC3913293/
  4. Chan E. Displacement of bilirubin from albumin by berberine. Biology of the Neonate, 1993. — 베르베린이 알부민에 붙은 빌리루빈을 밀어내는 힘이 알려진 다른 약보다 10배 이상 강했다는 실험. https://pubmed.ncbi.nlm.nih.gov/8513024/
  5. Berberine. MotherToBaby Fact Sheets, NIH Bookshelf. — 임신·수유 중 베르베린 사용을 권하지 않는 이유와 신생아 위험 정리.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600384/

위 자료 가운데 사람에게서 직접 확인된 것은 1번(혈당·지질)과 3번(약물 상호작용)입니다. 2번은 동물 중심, 4번은 실험 단계입니다. 이 무게 차이를 저는 본문에서 그대로 밝혔습니다.

글: 허지영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학 병리학 박사 · 前 경희대 본초학 학술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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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미르애한의원 광진점 대표원장 허지영 프로필 사진

허지영 대표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병리학(질병의 기전)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 본초학 교실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약물을 연구했습니다. 질병과 약물을 양쪽에서 연구한 이력이 진료의 바탕입니다 — "이 약이 왜 이 병에 듣는가"를 병리와 약리 양쪽 언어로 설명합니다. 자율신경과 만성·난치질환, 체형·구조의 문제를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를 제안합니다. 한의사를 대상으로 처방과 임상 강의를 10년 이상 해 왔으며, 저서 《한의사들이 읽어주는 한의학》 공동 저자입니다. 이 책은 2018년 하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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